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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늄, 부족해도 넘쳐도 탈

필수 영양소…면역력 강화·항암 등 효능 다양
도정 안된 곡물·육류·어패류 등에 다량 함유
하루 권장량 50~200㎍…일반인 섭취량 미달
´기적의 원소, 꿈의 원소, 푸른빛의 마법사…´ 이는 ´셀레늄´의 별명이다. 노화 방지, 면역력 강화, 암 예방 기능을 가진 셀레늄의 효능을 빗댄 표현들이다. 2003년 초 영국 인디펜던트지가 소개한 ´건강을 위한 30가지 습관´에 "셀레늄을 섭취하라"고 명시할 정도로 구미 각국에선 비타민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최근 우리 나라도 이러한 셀레늄의 건강기능성에 주목해 이 물질을 함유한 우유 두유 닭고기 계란 버섯 등 각종 식품들이 속속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식품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셀레늄은 무엇이며 어떠한 기능성을 갖는지 집중 조명해본다.



■ 셀레늄의 정체

셀레늄(Se, 화학주기율표 원자번호 34)은 인체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극미량 원소로 1817년 스웨덴의 화학자 베르첼리우스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연소할 때 나는 푸른빛이 달빛과 닮았다 하여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 셀렌의 이름을 따 셀레늄이라고 불렀다.

1950년대 이전까지 나온 셀레늄에 대한 보고들은 대부분은 독성에 관한 것이어서 오랜 기간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1935년 미국 서부 로키산맥 지대에서 방목하던 말과 소의 털과 발굽이 빠지는 ´알칼리병´의 원인이 셀레늄의 과잉 섭취이고 1940년대에는 가축에서 암을 발생시킨다는 보고들이 대표적이다.

■ 셀레늄의 생리활성 및 기능성

셀레늄의 놀라운 효능이 처음 밝혀진 것은 1975년 슈바르츠 박사가 셀레늄 함유 사료를 먹은 쥐가 일반 사료를 먹은 쥐보다 간 경화를 일으킬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고 발표한 실험 결과이다.

이후 셀레늄에 관한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1978년 셀레늄은 ´독성 원소´ 라는 오명을 벗고 드디어 세계보건기구 (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DA)로부터 필수 영양소로 인정받아 하루 권장 섭취량 50∼200㎍인 필수 미네랄로 설정됐다.

셀레늄의 대표적인 기능은 인체 내에서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 1973년 셀레늄이 활성산소를 중화할 수 있는 항산화 효소인 글루타치온 페록시다제(glutathione peroxidase)의 활성 성분임이 밝혀진 이후 계속된 연구를 통해 셀레늄은 대표적인 항산화제로 알려진 비타민E보다 거의 2000배 강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난 수십 년간 셀레늄은 비타민E와 함께 근육 무력증이나 혈관 질환의 치유를 돕는 목적으로 사용돼 왔다.

셀레늄의 또 다른 기능으로 항암 작용이 꼽힌다. 주로 전립선암, 대장암, 폐암, 간암, 유방암, 췌장암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정 조직에 대한 항암 효과보다는 여러 가지 발암물질의 활성화를 막고 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면서 자살을 유도해 돌연변이가 된 암 세포가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것을 막는다.

지난 1996년 미국 애리조나대학의 래리 클라크 박사는 60대 남성 1300여 명을 대상으로 매일 200㎍의 셀레늄을 복용시킨 후 암 발생률을 조사한 연구 결과 전립선암은 63%, 대장암은 58%, 폐암은 46%씩 낮아졌으며 이들 암 외에 다른 암의 발생률도 37% 가까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미국에선 셀레늄 복용 열기가 하늘을 찔렀다.

셀레늄은 정자의 생성 및 구조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남성불임증 치료에 이용되기도 한다. 미국의학협회지에 따르면 셀레늄을 투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정자가 만들어질 확률은 57.9%이나 셀레늄을 투여할 경우 98.7%까지 올라간다.

이 때문에 정자가 약하거나 기형인 경우 셀레늄을 충분히 섭취하면 건강하고 활동적인 정자가 만들어져 임신율이 높아진다. 남성의 경우 몸 속 셀레늄의 25∼40%는 정관과 고환 등의 성기에 위치하며 남성이 사정할 때 정액에 섞여 배설된다. 셀레늄은 불임 치료와 함께 성욕을 증강시키는 효과도 있다.

셀레늄은 면역 증강 및 염증 조절 기능이 있어 에이즈나 간염 바이러스성 질병에도 사용된다.

실제로 중국에선 15% 이상의 성인이 B형 간염 항원 보균자인 지역의 간암 발생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200배 정도 높았는데 보균자 그룹 200명에게 매일 200㎍의 셀레늄을 4년간 복용시킨 결과 간암이 발생하지 않은 반면 복용하진 않은 그룹에서는 7명의 간암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레늄은 아토피성 피부염, 피부 노화 등을 치료하는 천연 피부 치료제로도 유명하다. 프랑스 중부의 라로시포제 온천은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들과 피부를 젊게 가꾸고자 하는 중년 노인들이 주요 고객으로 연간 1만 명이 찾는다.

이 온천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천연 셀레늄이 다량 함유돼 피부 속으로 직접 셀레늄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염증을 억제하고 진정 작용을 하며 피부 세포의 산화를 막아 건강한 상태로 돌려놓는 데 도움이 되는 셀레늄의 효과를 증명하는 사례이다.

이 밖에 셀레늄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섭취해 체내에 쌓이는 수은, 카드뮴, 납 등의 유해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배설시키고 자외선이나 방사선 등의 피해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기능도 한다.

■ 육류·어패류가 셀레늄 공급원

셀레늄의 섭취량은 식품이 생산된 지역의 토양의 셀레늄 함량에 의해 결정되는데 세계적으로 인구가 밀집돼 있는 지역의 토양은 셀레늄 함량이 낮은 편이다.

우리 나라도 화강암이 전국토의 70%를 이루고 있어 셀레늄 함량이 낮은 국가에 속한다. 특히 남부 지방과 서부 평야지대의 토양은 다른 지역에 비해 셀레늄 함량이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셀레늄은 육류, 어패류, 도정되지 않은 곡물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곡류의 경우 도정 과정에서 셀레늄의 50∼90%가 손실이 되므로 곡류보다는 육류나 어패류가 더 좋은 셀레늄 공급원으로 꼽힌다.

또한 셀레늄의 흡수율은 50∼100%로 높은 편이지만 물에 잘 녹고 고열에서 휘발하는 성질이 있어 무나 양파·배추·브로콜리 등을 조리하지 않은 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적당한 셀레늄 섭취량은 50∼200㎍. 우리 섭취량은 40㎍

셀레늄 섭취 권장량은 WHO의 경우 50∼200㎍, 미국영양학회는 55∼70㎍으로 설정하고 있다.또 영국건강학회는 최적의 건강 상태를 위해 500㎍을 권장하는 등 지역과 환경(흡연, 임신, 질병 유무 등)에 따라 다르다.

국내에서는 아직 최적 건강을 위한 섭취량 연구 결과가 나와 있지 않지만 WHO 권장량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과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채취한 식물의 80%가 0.05ppm 이하의 셀레늄을 함유할 경우 그 지역을 ´셀레늄 결핍지역´으로 분류한다. 1983년 한국영양학회가 발표한 국내 셀레늄 분포 지도에 따르면 대부분의 토양이 0.24ppm 이하였다. 따라서 실제 식물이 흡수하는 셀레늄의 양을 고려하면 국내의 50% 이상이 결핍 지역이란 추정이 나온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프랭크 박사의 ´나라별 셀레늄 섭취량´ 조사도 우리 나라의 셀레늄 섭취량이 하루 40.0㎍으로 나와 결핍 국가임을 뒷받침한다.
 
■ 셀레늄, 부족해도 넘쳐도 탈
대부분의 영양소가 그렇듯이 셀레늄 역시 모자라도, 넘쳐도 문제가 된다. 특히 셀레늄은 독성이 있어 과다 섭취할 경우 ´알칼리병´ 과 같은 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 알칼리병에 걸린 동물은 탈모, 관절이 굳어지는 증세, 무기력 등의 증세를 보이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른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800㎍(일부에선 750㎍) 이상 섭취하면 머리와 치아가 빠지고 피로감이 오는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또 혈액 속에 셀레늄의 함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위장병이나 탈모, 가벼운 신경계 손상을 일으키는 ´셀레노시스´란 증상이 일어난다.

셀레늄을 섭취하는 양이 부족해도 우리 몸의 면역 기능 약화나 심장 기능 쇠약, 갑상선 등에 이상이 생긴다. 대표적인 것으로 울혈성 심근 병증인 ´케산병´이 있다. 토양에 셀레늄 함량이 적은 중국 커산 지방의 주민에게서 처음 발견돼 붙은 이름이다.

그리고 비타민E와의 복합 결핍증인 간 괴사, 간 장애, 근육 영양실조증, 갑상선 호르몬 합성 장애에 의한 신경계 이상 등이 있다.

이 밖에 고혈압, 당뇨병, 근육통증, 관절염, 용혈성 빈혈, 악성 빈혈, 알코올성 간경변. 각종 암, 에이즈, 남성 불임, 아토피성 피부염 등도 셀레늄 결핍증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 나라 국민의 셀레늄 섭취량은 권장량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셀레늄 과잉에 대한 걱정보다 셀레늄 섭취 증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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