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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들어 있는 클로로겐산

00coffee2한겨레 자료 사진


[글의 순서]
- 카페인 든 커피의 암 예방 효과
- 카페인 없는 커피의 암 예방 효과
- 역학적 연구들이 얘기하지 않은 다른 면들
- 암예방 효과 입증되더라도 남는 문제들



1911년에 미국 연방 정부는 카페인을 건강 해치는 독으로 간주해 코카콜라에서 카페인을 제거하도록 하는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습니다. 비록 소송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그 여파로 1912년 카페인을 습관성 유해 물질로 분류하는 법 개정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1997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은 커피를 ‘제한적인 증거에 의한 암 유발 가능성 물질’로 분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 이후부터 커피가 제2형 당뇨병, 파킨슨병, 담석증 등과 같은 질병은 물론이고 다양한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많이 발표되고, 언론매체들이 그런 연구를 소개하면서 커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많이 완화되어 왔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자신들이 일상적으로 마시는 커피가 건강에 이롭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심리 덕분에 커피의 긍정적 효과는 과대 평가되고 또한 부정적 효과는 과소 평가됨으로써, 커피는 더욱 더 긍정적으로 인식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만일 대중의 이런 인식에서 커피가 단순한 음료를 넘어서서 질병 예방의 수단으로 받아들여진다면, 그것은 공중보건 차원에서도 더욱 엄격히 다뤄야 할 문제가 됩니다. 실제로 커피와 관련한 많은 연구들이 공중보건대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정량의 커피 섭취가 실제의 임상적인 권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상당히 높은 과학적 증거의 수준을 요하게 됩니다. 만일 결론을 내릴 만큼 증거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에는 사전예방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임상 차원의 판단은 커피의 부작용과 혜택을 동시에 고려한 증거 수준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지, 잠재적인 예방적 혜택을 주장하는 연구결과의 일방적 측면을 결정적인 근거로 삼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카페인 든 커피의 암 예방 효과



00coffee8커피의 암 예방 효과에 대한 역학적 연구결과를 기초과학적 배경 지식과 결합해 살펴보면, 커피의 효과는 크게 나누어 ‘카페인의 기능에 의존하는 커피의 효과’와 ‘카페인의 기능에 의존하지 않는 커피의 효과’ 이렇게 두 가지 주장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카페인의 기능에 의존하는 커피의 효과는 카페인이 든 커피를 하루 평균 5잔 이상씩 마신 사람들한테서 암 발생율이 낮다는 역학적 결과를 카페인의 암 예방 기능으로 설명하는 것을 말합니다. 1970년대 이후에는 세포주기(cell cycle, 세포가 성장하고 분열하는 활동)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짐으로써, 세포주기와 유전자 손상 복구 기능은 카페인 연구뿐 아니라 암 치료 연구에서도 상당히 큰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line» ■ endo는? 미국에서 현업 의사이자 대학 초빙교수로 일하는 의학자 ‘endo’(필명) 님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온라인 게시판에 유익한 글을 올려 주목받아왔습니다. 사이언스온의 독자이기도 한 endo 님은 생의학의 쟁점들에 관한 글을 부정기적으로 사이언스온에 보내오고 있습니다. -사이언스 온
사람은 자외선, 자연방사선과 갖가지 유해 화학물질 같은 외부요인에 의해서, 그리고 체내 대사 작용의 결과로 생기는 활성산소종, 부정확한 유전자 복제 같은 내부요인에 의해서, 날마다 수많은 유전자 손상을 입고 있습니다. 세포주기에서 이런 유전자 손상이 발견되면 빠르게 세포주기 체크포인트(cell cycle checkpoint)가 가동되어 유전자 손상이 복구될 때까지 세포분열 과정이 중지되거나 또는 복구가 불가능할 때에는 세포자살 프로그램에 의해 손상된 세포가 사멸하게 함으로써 암 발생이 방지됩니다.

이런 암 방어 능력에도 불구하고 사람들한테서 발생하는 암의 절반 이상에서는 종양 억제 유전자인 p53의 변이가 발견됩니다. p53 유전자는 DNA 손상을 감지하는 센서 단백질 ATM에 의해 활성화되어, 세포주기의 첫번째 간기 체크포인트(G1 checkpoint)를 가동하는 방법으로 세포주기를 정지시키고서 유전자 복구를 수행하게 하거나 복구가 불가능한 때에는 세포자살을 유도하는 기능을 합니다. 따라서 p53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첫번째 간기의 체크포인트에서 유전자 손상이 감지되더라도 세포자살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암세포화의 가능성을 지닌 세포는 사멸하지 않은 채 그대로 다음번 세포주기로 나아가면서 세포분열에 성공하고 결국에 종양을 형성합니다. 유방암과 관련 있는 BRCA1 유전자도 p53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이런 유전자 손상 복구 과정에 관여하며, 이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여성의 경우에는 암 발생의 위험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첫번째 간기의 체크포인트에 결함을 지닌 암세포 또는 암세포화 가능성이 있는 세포들은, DNA 손상을 감지하는 또 다른 센서 단백질 ATR에 의해 활성화하는 두번째 간기의 체크포인트(G2 checkpoint)를 건너 뛰지 않아야 한다는 치명적 약점을 지닙니다. 첫번째 간기의 체크포인트에 결함을 지닌 세포들이 두번째 간기의 체크포인트를 건너 뛴다면 염색체 응축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유사분열 단계로 나아가게 되어 유사분열에 실패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이어 그런 세포들은 자살 프로그램에 의해 사멸 과정을 밟게 됩니다. 세포자살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아 끊임없는 세포분열로 종양을 형성하는 암 발생 과정에서, 만약 두번째 간기의 체크포인트를 건너 뛰게 하는 인위적 간섭이 가능하다면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두번째 간기의 체크포인트를 유도하는 물질인 ATR의 활성을 억제하는 물질이 잠재적 암 예방·치료 물질로도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커피에 많이 함유된 카페인은 바로 이 ATR를 억제하는 물질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카페인의 이런 기능에 대해서는 많은 기초연구에서 확인되었습니다. 2008년 논문 조작이 드러나 무의미하게 되었지만 카이스트의 김아무개 교수가 발견했다고 주장했던 ‘CGK733’이라는 노화 방지 물질도 카페인과 마찬가지로 ATR을 억제함으로써 손상된 유전자의 복구를 억제하는 물질로 주장되었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유전자 손상을 빈번하게 복구하다보면 그만큼 염색체의 말단(텔로미어)이 짧아져 세포 노화가 촉진되므로 ATR 억제 기능이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점에 연구의 초점을 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2011년 미국 워싱턴대학과 럿거스 뉴저지주립대 연구자들의 피부암 공동연구는 이렇게 ATR 억제로 피부암이 예방되는 효과를 동물실험에서 검증한 것입니다. ATR이 기능하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변형시킨 생쥐에게 자외선으로 유전자 손상을 입힌 결과 피부암이 예방되는 것으로 나타났기에 ATR 억제 기능을 하는 커피의 카페인도 이런 기초과학적 작용기전을 통해 사람한테도 피부암을 예방할 것으로 추론된 것입니다.

카페인이 없는 커피를 연구 대상에 별도로 포함하지 않은 많은 역학적 연구들은 카페인의 이런 암 예방 기능을 전제하거나 또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초과학적 작용 기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많은 역학적 연구들에서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나 차에서 암 예방 효과가 발견되지 않았고, 또한 카페인이 제거된 커피에도 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카페인의 암 예방 기능은 사실상 설득력을 잃게 됩니다.



카페인 없는 커피의 암 예방 효과



00coffee6카페인이 없는 커피도 암 예방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많은 역학적 연구들로 인해, 커피가 암을 예방하는 작용기전을 카페인이 아니라 커피의 다른 성분에서 찾으려는 연구들이 이어졌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커피에 많이 포함된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의 항산화 기능이 가장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화학학회(ACS)에 따르면, 커피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료 중에서 최고의 항산화제 원천입니다. 따라서 커피는 항산화 성분을 포함하는 다른 여러 음식료들과도 뚜렷이 구별될 만큼 항산화 효과가 뛰어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신체 내에 활성산소종이 급격히 증가하거나 또는 항산화 물질이 감소하면 신체 세포들은 심각한 산화작용의 압박을 받습니다. 산화작용을 하는 활성산소종은 반응성이 높기 때문에 주변의 어떤 물질과도 쉽게 반응해 세포막이나 세포 속의 단백질, 지방질, 그리고 유전자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 결과 관절염이 유발될 수 있으며, 뇌세포에 손상을 입을 경우에는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를 촉진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밀도 지질단백질(LDL)을 자극해 동맥경화 같은 심장질환의 위험을 높이거나 노화를 촉진할 수도 있음은 물론이고 유전자 손상으로 암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활성산소종에 의한 산화작용으로 유전자가 손상되는 것은 방사선으로 입는 피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유전자의 산화적 손상은 이중나선 가닥을 끊어지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단백질을 변형시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산화 작용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 근거를 두어, 이를 막아주는 항산화 기능의 성분이 든 영양보충제와 식품들이 제대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항암제나 건강식품으로 과장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에 비타민C가 강한 항산화 기능을 지닌다는 이유로 항암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검증 결과에서는 허위로 판명되었고 현재까지 입증된 증거는 없습니다.

커피에 들어 있는 클로로겐산은 장에서 커피산과 퀴닉산으로 가수분해 되어 흡수되고 혈액순환계로 들어가는데, 이것이 비타민C와 마찬가지로 항산화 기능을 지닌다는 것은 과학적 사실이므로, 이것의 섭취가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설은 충분히 성립합니다. 그러나 클로로겐산의 활동을 검증하고자 이것을 섭취하게 한 다음에 혈청이나 담즙 등을 검사했으나 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들도 나와, 클로로겐산의 암 예방 효과에 대한 가설은 아직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험실에서 직접 클로로겐산을 사용하는 상황과는 다르게, 커피를 섭취했을 때에는 커피산의 항산화 효과가 클로로겐산의 대사과정을 거친 뒤에 생기기 때문에 그 항산화 기능은 대사과정에서 이미 많이 상실하게 됩니다. 이 점은 동물실험과 같은 기초실험 결과가 임상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클로로겐산의 산화 방지 가설에 의존하는 커피의 효과는, 이와 비슷하게 산화 방지 기능이 풍부한 차를 마신 경우에 암 예방 효과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역학적 연구결과들에 의해서도 부정되는 측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비타민C와 마찬가지로 클로로겐산 자체의 항산화 기능이 입증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성분이 대사과정을 거친 뒤에도 실제로 암을 예방할 만큼의 항산화 기능을 발휘하는지가 독립적으로 입증되지 않는 한 이런 작용기전은 가설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00coffee3커피나무. 한겨레 자료사진


역학적 연구들이 얘기하지 않은 다른 면들



00coffee11통제된 임상실험으로 밝히기가 거의 불가능한 커피의 효과는 개별 역학적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분석(systematic analysis)하고, 이를 통해 그 인과관계의 일관성을 검증하며, 또한 그것이 기초과학적 연구결과에 얼마나 부합하며 뒷받침되는지를 따져 입증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역학적 연구를 통해 그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첫째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커피의 양을 정확하게 측정하여 그 양을 섭취한 결과로 암이 예방되어야 하고, 둘째 커피 이외의 다른 변수들이 암 예방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하며, 세째 역학적으로 발견된 인과관계가 기초과학적 작용기전으로도 일관성 있게 설명될 수 있어야 하고, 마지막으로 역학적 분석에서 흔히 나타나는 전형적인 오류들이 발견되지 않아야 하는 조건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역학적 연구들은 어떤 종류의 커피를 하루에 몇 잔 마셨는지, 그리고 과연 관찰기간 내내 평균적으로 그렇게 마셨는지를 설문 응답자의 답변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앞에서 말한 첫번째 조건에서 오류를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조건의 경우는 역학적 분석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교란 치우침(confounding bias)’으로서 더욱 심각한 연구결과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커피와 건강 효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신하기에는 통제되지 않은 변수들의 영향이 실제로 많습니다. 커피 이외에 다양한 음식료를 섭취하고, 또한 음식료 이외의 많은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조건에서 나온 역학적 결과가 순수한 커피 효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2011년 11월 커피가 자궁내막암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미국 하버드대학의 연구결과가 있었지만, 그 결론은 다른 요인에 의해 비만이 감소된 결과일 수도 있으므로 사실상 커피와 암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9년 스웨덴과 하버드대학의 공동연구를 보면 하루 4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 여성의 경우에 자궁내막암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기는 했지만, 비만 여성에 한정해 그런 결과가 나타났고 정상적인 여성의 경우에는 그런 효과가 없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커피는 비만과 관련이 있는 것이지 자궁내막암과 직접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기초과학에 의해 약리작용 기전이 밝혀지지 않은 많은 약품들이 인정받는 것은 비록 그 약리작용 기전이 불분명하더라도 임상실험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커피는 임상실험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기초과학적 작용기전으로 설명되고 뒷받침되어야 할 필요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카페인의 작용기전은 클로로겐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분명하지만 그 작용기전으로 설명되지 않는 역학적 연구결과들이 있다는 것은 작용기전이 임상에서는 실제 작동하지 않아 실효가 없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조건은 소수의 개별 연구들에서 오류가 발견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발견되지 않은 채 결과의 왜곡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심각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기초 자료의 선택 오류나 정보 오류 같은 여러 종류의 오류들이 일부 또는 복합적으로 포함되어 있을 수 있지만, 연구결과에서 그것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케이스 컨트롤(case control)과 같은 후향적 연구와 전향적 코호트 연구가 서로 상반된 결과를 자주 보인다는 점으로 볼 때에, 발견되지 않은 심각한 오류의 존재 가능성이 추측될 뿐입니다. 많은 후향적 연구에 의해 커피가 특정 암이나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역학적 연구결과를 다시 전향적 코호트 연구로 검증했을 때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용어설명] 코호트 연구란 특정 인구집단(코호트)을 연구 대상으로 정해 특정 질병의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특성이나 질병의 원인으로 여겨지는 요인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 뒤, 시간 경과에 따라 그런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의 질병 발생률을 노출되지 않은 집단의 질병 발생률과 비교하는 역학적 연구 방법을 말한다(자료 도움: http://www.pharmxpert.net). 후향적 연구는 이미 사건이 발생한 뒤에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며 조사하는 방법을 말하며 전향적 연구는 질병의 위험인자를 미리 조사한 뒤에 그 시간적 경과를 관찰, 조사하는 방법을 말한다. -사이언스온

그런 대표적인 예로는 커피가 대장암 발생을 낮춘다는 후향적 연구결과들을 전향적 코호트 연구로 검증했을 때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커피가 대장암 위험을 낮춘다는 후향적 연구의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서, 2005년 하버드대학에서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했을 때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나 차를 마셔도 대장암이 증가하거나 낮아지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히려 카페인을 뺀 커피를 마셨을 때 직장암의 발생을 낮추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연구자들은 이전의 연구들에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을 언급했을 뿐 정확한 이유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2006년 스웨덴의 연구도 역시 커피가 대장암 위험을 낮춘다는 케이스 컨트롤 연구 결과들을 직접 검증하기 위해서 약 10만 명의 스웨덴 남녀를 대상으로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했고 그 결과에서는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2009년 하버드대학에서 다시 그 이전의 전향적 연구를 종합해 체계적인 메타분석(meta-analysis, 한 가지 주제의 여러 논문 결과를 종합하는 분석 방법)을 한 결과에서도 남녀의 구분 없이 커피는 대장암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밖에도 2010년 일본 사람을 대상으로 한 케이스 컨트롤 방식의 후향적 연구 결과를 전향적 코호트 연구로 다시 검증한 결과에서도 커피와 대장암에서 어떠한 연관성도 발견하지 못했고, 같은 해에 핀란드인 약 6만 명을 18년 동안 전향적 코호트 연구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연관성이 발견되지 못했습니다.

물론 역학적 연구들이 이처럼 서로 상반된 결론을 내며 일관성을 보이지 않는 것은 커피와 암의 관계뿐만 아니라 당뇨병 등과 같은 질병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으로 2006년 저널에 발표된 체계적인 분석 결과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와 카페인이 제거된 커피는 모두 다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2011년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성호르몬의 활동을 규제하는 성호르몬 결합 글로불린(SHBG)이 카페인에 의해 증가되고 이것이 당뇨병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카페인이 제거된 커피는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자료들에서 커피가 담석증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오고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은 1999년 하버드대학의 연구에서 카페인 섭취가 남성의 담석증 위험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그리고 2002년 하버드대학에서 행해진 여성 대상의 연구결과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2000년 존스홉킨스대학의 연구는 여성들에게서 담석증 예방 효과를 보이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는 커피가 담석증 예방을 한다는 증거가 없다는 반대의 연구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암예방 효과 입증되더라도 남는 문제들



00coffee9커피가 발암 물질이 아니라고 판정되거나 암 예방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다고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그것만으로 커피가 건강식품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당뇨병이나 다른 일부 질병에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떠한 예방약 또는 치료약도 혜택에 비해 다른 부작용이 크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유전적, 후천적인 이유로 개인별 차이가 있는 건강위험 요인들에 의해 부작용 여부나 그 심각성의 정도가 더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카페인이 ATR 억제 기능을 가지고 있고 암을 예방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도 ATR이 억제되었을 때 복구되어야 할 다른 유전자 손상의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오히려 암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암을 유발하지 않더라도 ATR의 다른 역할까지 억제함으로써 정상 세포들에게 어떠한 심각한 해가 될 수 있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사람의 경우 ATR에 결함이 있을 경우에 생명에 치명적이라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입니다.

그리고 커피가 ATR만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ATM까지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고, 또한 한편으로는 ATM의 억제가 사소하더라도 ATR의 억제로 인해 ATM과 세포 간에 상호 신호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에 발생하는 부작용도 역시 연구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ATM 유전자에 결함이 있으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희귀병인 루이-바아 증후군 (Louis-Bar syndrome)으로 알려진 모세혈관 확장성 운동실조를 유발합니다. 소뇌운동 실조와 심각한 면역결핍현상을 보이는 이 증후군은 유전자 손상이 잘 복구되지 않기 때문에 엑스레이 같은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에 매우 민감하고 암 발생의 위험이 높습니다. 커피에 의한 ATR과 ATM의 억제가 이런 심각한 부작용까지는 일으키지 않더라도 암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되는 양의 커피를 장기간 마셨을 때 얼마나 해가 되는지는 규명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부작용들은 현재와 같은 역학적 연구로는 쉽게 밝혀질 수 없는 것들로서 독립적인 연구가 있어야 할 것들입니다.

클로로겐산도 역시 부작용 없이 장점만 발휘하지는 않습니다. 심혈관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호모시스테인(단백질의 분해산물인 아미노산의 일종)이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과다하게 누적되면 유전자 손상 복구를 방해하여 암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키거나 노화를 촉진할 뿐 아니라 심장마비의 위험을 상당히 증가시킵니다. 과거 연구결과에 따르면 심장마비의 약 40%가 과다한 수준의 호모시스테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호모시스테인의 누적은 저밀도 지질 단백질의 수준을 높여 관상동맥 질환이나 심장마비, 뇌졸증의 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커피의 카페인뿐 아니라 클로로겐산은 이 호모시스테인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1년 5월 에 발표된 스웨덴의 연구결과는 비록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ER-negative) 유방암의 위험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커피를 5잔 이상씩 마시면 유방암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언론에도 소개되었습니다. 그러나 커피가 유방암의 위험을 낮춘다는 증거도 불충분하지만, 설령 증거가 있다고 하더라도 암 예방 효과가 나타나도록 하루 5잔 이상씩 커피를 마셨을 때 한편으로는 뼈 밀도가 현저히 낮아지거나 심지어 골다공증까지 유발될 위험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미국 국립골다공증재단(National Osteoporosis Foundation)이 의사들을 위해 제시한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 가이드에는 다량의 카페인 섭취가 골다공증 및 골절을 유발하거나 기여하는 위험 요인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이밖에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서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위험 증가 등,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미 잘 알려진 커피의 잠재적 부작용은 다양하게 많습니다. 따라서 연구결과들이 주장하는 효과들 자체가 대부분 아직 불분명할 뿐 아니라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효과에 상응하는 커피의 양이 주는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 현재의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1980년대에 ‘커피를 지나치게 많이 마시지 말고 적절히 조절해서 손해볼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한 것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일반적으로 안전한 카페인 섭취량은 하루 300 mg 이하, 또는 8온스 컵으로 하루 3잔 이하라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00coffee21커피의 이미지 검색 결과, 구글에서




[주요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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